가정용 미니 농업 베란다 텃밭 가꾸기

가정용 미니 농업에서 상추·고추·방울토마토 키우는 실제 후기

rarayu87 2025. 7. 7. 05:30

가정에서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를 키워보겠다고 결심한 건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됐습니다. 식자재 가격이 오르고, 신선한 채소를 먹고 싶다는 생각에 유튜브와 블로그를 참고해 미니 화분 몇 개로 농업을 시작해보았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취미 생활로 접근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흙의 상태, 광량, 물주기 타이밍 등 작은 요소 하나하나가 작물 생장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을 몸소 경험하게 됐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내 베란다 공간에서 약 3개월 동안 진행한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 재배 후기를 각각 따로 정리하고, 초보자가 겪기 쉬운 문제점과 해결 방법, 그리고 최종 수확까지의 과정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결과를 공유하겠습니다. 이 후기가 가정용 미니 농업을 시작하시려는 분들에게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가정용 미니 농업에서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 키우기

 

가정용 미니 농업에서 상추 재배 후기: 빠르게 자라지만 예민한 녹색 친구

상추는 가정용 미니 농업에서 가장 추천받는 작물 중 하나였습니다. 생장이 빠르고, 잎이 연해서 수확의 만족감도 크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일반 배양토를 사용해 폭 25cm, 깊이 20cm 정도의 사각 화분에 씨앗을 직접 뿌리는 방식으로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씨앗 파종 후 4일 만에 발아가 시작되었고, 2주가 지나자 손톱만 한 잎들이 화분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하지만 3주 차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흙 겉면이 늘 젖어 있었던 것이 문제였는지, 잎 일부가 노랗게 변했고, 일부는 잎 끝이 마르면서 갈색 반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원인은 과습이었습니다. 상추는 겉흙이 마른 후에 물을 줘야 하는데, 하루에 한 번 무조건 물을 주는 습관이 오히려 뿌리를 약하게 만든 것입니다.

이후부터는 화분 아래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받침을 제거하고, 흙 속 수분을 손가락으로 직접 체크한 뒤 물을 주는 방식으로 바꾸었습니다. 조명은 자연광만으로도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일조 시간이 부족한 흐린 날이 이어지는 시기에는 LED 식물등을 하루 12시간씩 보조해주었습니다.

총 5주 차부터 본격적인 수확이 가능해졌고, 1일 1식 기준으로 3~4장 정도의 상추를 따먹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확 후 잎이 계속 나오게 하려면 꼭대기 잎만 따고, 밑부분 줄기를 남겨줘야 했습니다. 잘라낸 부위에서 새로운 순이 올라오기까지는 대략 7일이 걸렸습니다. 상추는 분명 초보자에게도 도전할 수 있는 작물이지만, 수분 조절과 통풍 관리가 핵심이라는 사실을 이번 경험을 통해 확실히 느꼈습니다.

 

가정용 미니 농업에서 고추 재배 후기: 키우는 재미는 있지만 공간과 햇빛이 중요

 

고추는 상추보다 훨씬 도전적인 작물이었습니다. 상추가 수확 중심의 작물이라면, 고추는 열매 맺는 과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환경 조절이 조금만 어긋나도 꽃이 떨어져 열매가 달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베란다 한쪽에 30cm 깊이의 원형 화분을 준비했고, 모종 상태의 고추를 구입해서 시작했습니다.

초기 2주 동안은 순조롭게 키웠습니다. 키도 잘 자라고, 잎도 싱싱하게 뻗어 나갔습니다. 하지만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꽃은 피지만 며칠 지나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현상(낙화)이 반복됐습니다. 이 원인은 빛 부족이었습니다. 고추는 하루 6시간 이상 강한 광량이 필요한데, 베란다 창문에 설치한 암막 커튼 때문에 광합성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이후 암막 커튼을 걷고, LED 조명을 추가로 설치한 결과, 꽃이 달리고 한두 개씩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첫 열매는 씨 없는 풋고추처럼 작고 연했지만, 2차 수확부터는 크기가 점차 안정화됐습니다. 물은 겉흙이 마르면 주었고, 물빠짐을 위해 마사토를 바닥에 충분히 깔아주는 방식으로 관리했습니다.

또한 고추는 진딧물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었는데, 저는 마늘즙을 희석해 만든 천연 살충제를 5일에 한 번 정도 분무해주는 방식으로 방제에 성공했습니다. 총 3개월 동안 약 15~20개의 고추 수확이 가능했고, 맵기나 식감도 일반 마트에서 구입한 고추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고추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햇빛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작물이라는 점에서 상추보다 난이도가 높은 작물이었습니다.

 

가정용 미니 농업에서 방울토마토 재배 후기: 수확까지 오래 걸리지만 성취감은 최고

 

방울토마토는 가장 키우기 어렵지만, 수확의 만족도는 가장 높은 작물이었습니다. 상추나 고추보다 생장 속도가 느리고,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초보자에게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저는 모종 상태의 방울토마토를 구입해 35cm 이상의 깊은 사각 화분에 옮겨 심고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흙 상태나 온도에 예민하게 반응해 잎이 말리거나 아래 잎이 노랗게 변하는 증상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원인은 주로 통풍 부족과 과습이었습니다. 이후 화분을 창문 가까이 옮기고, 선풍기를 켜서 하루 3~4시간 공기 순환을 유지해주자 잎의 색이 회복되고, 줄기도 굵어졌습니다.

꽃이 피기 시작한 시점은 재배 시작 후 약 5주차였으며, 수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꽃이 떨어지고 열매가 맺히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실내에서 꿀벌이 없기 때문에, 저는 화장용 브러시를 이용해 인공 수정을 수동으로 진행했습니다. 이 방법은 꽤 효과적이었고, 7주차부터는 본격적으로 열매가 형성됐습니다.

물은 겉흙이 완전히 마른 후 23일 간격으로 주었으며, 줄기가 무거워지면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대를 세워 고정했습니다. 열매가 초록색에서 붉게 익기까지는 약 10~15일이 소요되었고, 총 4개월 동안 40개 정도의 방울토마토를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가을철 기온이 떨어지면서 성장이 급격히 느려졌고, 햇빛 확보가 어려운 시기에는 식물등을 장시간 켜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습니다.

 

가정용 미니 농업으로 세 가지 작물에서 배운 미니 농업의 현실

 

이번 가정용 미니 농업 경험을 통해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는 각각의 난이도와 관리 포인트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상추는 상대적으로 관리가 쉬운 작물이었지만, 수분 조절과 병해 예방이 필수였습니다. 고추는 공간과 광량 조건을 충족해야 열매 수확이 가능했고, 방울토마토는 장기적인 관리와 인내가 필요한 고난도 작물이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작물별로 어떤 환경을 필요로 하는지 몰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직접 키워본 경험 덕분에 농업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아졌습니다.
가정용 미니 농업은 단순한 재배 활동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연과 교감하며 시간과 정성을 들일수록 그만큼 보답을 주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매우 가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재배를 계획 중이신 분들은, 처음부터 여러 작물을 동시에 시작하기보다는 하나씩 천천히 늘려가며 경험을 쌓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이 후기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